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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 - 시국선언 참여한 대학과 교수들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라는 문구는 최근 전국 대학 교수들이 발표한 시국선언문에서 등장한 강렬한 표현입니다. 이 문장은 현 시국의 부조리와 불합리 속에서 지식인으로서의 책임과 부끄러움을 동시에 느끼는 그들의 내면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이 시국선언은 이태원 참사, 명태균 게이트, 군휴학 학생들의 죽음, 그리고 일련의 사회적 참사에 대한 정부의 미온적 대응 등에 대해 강하게 문제 제기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교수들은 자신의 역할에 대한 고민과 사회적 부채감을 솔직히 드러내며,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난 5일, 경희대 주변의 한 카페에서 김진희 경희사이버대 교수 등 8명의 교수들이 모여 이러한 시국선언을 준비했습니다.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는 문장을 첫 문장으로 쓰며, 그들은 스스로의 책임을 무겁게 느끼고 있음을 선언했습니다.
주요 시국선언 내용과 의미
"부끄러움을 느끼는 지식인들" - 시국선언의 핵심 문장들
교수들은 시국선언문에서 사회적 역할에 대한 깊은 부끄러움을 고백했습니다. 김진희 교수는 "더 이상 나는 강의실에서 학생의 안녕을 예전처럼 즐거움과 기대를 섞어 이야기하지 못한다"며 자신의 혼란을 털어놓았습니다. 이는 국가가 청년들의 목숨을 보호하지 못하고, 이를 반성하거나 개선하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더 이상 학생들에게 희망적인 메시지를 전할 수 없다는 심정을 드러냅니다.
민유기 교수 또한 "나는 대학교 졸업식장에서 졸업생이 검은 양복을 입은 사람들에게 팔다리가 번쩍 들려 끌려나가는 것을 보았다"며 학문과 지식의 자유가 침해되는 현실을 지적했습니다. 이는 학문적 공간에서조차 국가의 통제가 과도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비판하는 부분입니다.
시국선언의 확산 - 30개 대학, 3400여 명의 참여
시국선언은 빠르게 전국적으로 확산되었습니다. 가천대 교수노조의 시국성명을 시작으로, 경희대·경희사이버대 교수들이 서명을 이어갔고, 지금까지 전국 30개 대학에서 3400여 명의 교수와 연구자들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들은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희대 교수들은 "인간의 존엄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하는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하라"고 선언문에 적으며, 현재의 부조리한 정치 상황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음을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위기감과 부끄러움 속에서 나온 외침
"퇴진"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기까지 교수들이 느꼈던 위기감은 상당했습니다. 민유기 교수는 "명태균씨 의혹과 관련한 대통령 녹취가 공개되며 '어떤 선을 넘어섰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국가의 부조리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웠습니다. 최근의 시국선언이 단순한 국정농단 의혹뿐만 아니라 이태원 참사, 채 상병 사건 등 사회적 문제 전반에 대한 비판을 포함하고 있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특히 교수들은 공동체 기반이 되는 자유와 민주주의 후퇴에 대한 위기감을 강하게 느꼈습니다. 경북대의 안승택 교수는 "대학은 자유로운 말이나 행동이 가능해야 한다고 가르치는 곳인데 그 가능성이 위협받고 있다"며, 자유로운 학문적 토론과 비판의 장이 위축되고 있는 현실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습니다.
지식인의 의무와 역할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수들은 지식인으로서의 의무를 다하지 않는 것이 부끄럽다고 느꼈습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대학 교수들의 시국선언을 이끈 원동욱 교수는 "교수가 기득권의 일부가 되긴 했지만, 그래도 사회의 아픔, 위기에 대해서 아니라고 이야기하지 못한다면 지식인 자체를 포기하는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김진해 교수는 "분노는 목표를 분명하게 하지만 시야를 좁게 만든다"며, 사회적 문제에 대한 긴 안목과 논의를 통해 한국 사회의 현실을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러한 의도에서 경희대 시국선언문은 "우리는 현실의 모순을 직시하면서 우리의 삶을 토론한다"는 다짐을 담고 있습니다.
시국선언이 사회에 던진 메시지
시국선언은 교수들만의 외침이 아니라, 우리 사회 전반에 대한 메시지입니다. 동국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다양한 대학에서도 시국선언이 이어지고 있으며, 이는 민주주의의 후퇴와 국가의 책임 부족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연세대 교수들은 "편 가르기와 파행적 인사,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혐오의 정치로 인해 연대 의식은 사라지고 공동체는 무너지고 있다"고 비판하며, 사회적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이처럼 시국선언은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들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지식인들의 역할을 촉구하는 중요한 외침입니다.
결론
시국선언은 단순히 현 정권에 대한 비판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식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 그리고 민주주의와 자유의 가치를 지키려는 진정성 있는 외침입니다. "나는 폐허 속을 부끄럽게 살고 있다"는 문구는 현재의 사회적, 정치적 상황에서 교수들이 느끼는 깊은 위기감과 책임감을 표현한 것입니다. 이 외침이 단순한 비난을 넘어서,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나아가려는 지식인들의 노력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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